오늘은 우즈베키스탄 최대 명절, 나부루즈
봄을 맞이하는 우리나라의 설날과 같은 명절이다.
학당장님이 명절에 집에 혼자 있을 나와 이기훈 선생님을 생각해서
학당에 5학년(최고 학년으로 약 1년 이상 배운) 친구들과 같이 구경할 수 있게 해주셨다.
이기훈 선생님은 수업에 들어가 안면이 있지만, 나는 처음인지라 다들 인사를 나누었다.
집에서 30분 이상의 거리를 우리를 위해 명절에 나와주어서 고마웠다.
다행히도 나부루즈는 우즈벡 민족의 명절이라, 고려인들은 그냥 휴일 일 뿐이라
집에 있어도 그다지 할 게 없다고 해주었다. 사실 우즈벡 민족들도 별다를 것 없다고 한다.
학생들과 모여 간단히 인사를 한 후, 어디를 갈지 이야기했다
‘우르그벡 공원’ 으로 가기로 했는데, 가보니 놀이공원이였다.
우르그벡은 옛 왕으로 기념공원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을 빗겨갔다.
명절이기에 공원 안에서도 이렇게 행사무대가 꾸며졌다.
중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여학생들이 로마 시대의 춤을 추었는데
아마도 우즈벡의 전통 춤 중 로마의 영향을 받은 것 이겠지?
전문 무용수느낌이 아니라 서툴고 어설프긴 했지만 오히려 조촐하니 학예회같아 편했다.
우즈벡 사람들의 특성을 보니 무언가 돈을 내고 게임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로데오, 사격, 농구, 야구, 펀치머신 등등
주로 젊은 남자들이 모여서 깔깔대며 이것을 하고 있다.
사격하는 곳의 사장님은 마치 마피아조직의 총기거래상 같다.
공원 가운데에는 호수가 있는데, 여기서 다들 여러종류의 보트, 카약등을 타며 봄을 즐긴다.
밑에는 월미도의 디스코팡팡 같은 기계인데
젊은 남자들이 나름 가운데서 버텨보겠다며 함박웃음이다.
이건 우즈벡 남자들의 승부? 힘자랑? 이 얼마나인지를 보여주는 것인데
바로 철봉에 오래 매달리기 내기이다.
맨처음에는 턱걸이 내기인 줄 알았는데 아니다.
저 위에 써인 글의 뜻은
1번 시도하는 데 2000숨 (한화 약 500원)
2분 버티면 펩시 2병, 3분 버티면 펩시 4병. 이라는 뜻이다.
펩시는 1L 였던 걸로 기억하며 슈퍼에서 한 병에 3000숨 정도 한다.
그런데 대부분 2분도 못버티더라.
이것 또한 신기한 풍경인데, 300숨을 내고서 몸무게를 재어준다.
집에 몸무게 계량기가 없어서 그런지, 여럿 여성들이 재고 있다.
여성들이 몸무게에 관심이 많은 건 세계 어딜가나 비슷하다.
나는 이 날, 3개의 놀이기구를 탔다.
하나는 거울로 가득한 미로를 통과하는 것
다음으로는 시계방향으로 움직이며 약간의 스릴을 주는 우주선?
마지막으로는 저 '락스핀'이다. 에버랜드에 있는 것과 같은데 소형이라 스릴이 별로 없다.
라고 썼지만 사진에서 보면 유독 높은 앉은키로 큰 머리가 솟아있는 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름 재미있었다.
오늘 가이드를 해준 학생분들 중 남자분들.
왼쪽은 드미트리 라는 분인데, 한국에서 유학도 하고 대학원을 한국으로 가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오른쪽 분은 성함이 기억이 안나지만, 한국 구미에서 4년 동안 필터만드는 일을 하셨다고 한다.
힘드셨다며 나직이 웃으시는데, 주름만큼이나 많은 일들을 겪으셨겠지.
그래도 이렇게 계속 한국어를 배우며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에 의뭉스러운 한편 괜시레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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