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센

젖소의 눈짖

TheKun 2013. 11. 13. 13:32



솔직해지자면

처음에 당신이 우유를 마실 때면

찡그리는 눈짓에는 관심이 없었다


태양아래 자란 풀

뜯어먹는 젖소의 녹음에

순결함이 있기에


나는 너의 눈이 아닌

출렁이는 목젖을 보았고

나도 몰래 입맛을 다셨다


허나 그 담백함이

태양이 아닌

젖소의 이른 아침 발걸음 하나하나에

깃들어져 있음을 느꼈을 때 부터

나는 당신의 찡그리는 눈짓을 보았다


아침 이슬에

들을 누비는 발이 젖 듯


아무도 모르게

그저 천천히

그러나 필연적인 듯 당연하게